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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 보내고 남은.. (23년 2~5월)

물주는과학자 2023. 5. 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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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오늘은 5월 11일이다.

지난 1월까지 전원생활을 꿈꾸며 나름 식물 일기를 써오다 갑자기 취미가 생기는 바람에, 그리고 회사일이 바빠지는 바람에 식물들에게는 거의 신경 쓰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몇몇을 결국 보냈다.

내가 빠져버린 삼천포란..
전통주 빚기다. 오직 쌀과 누룩과 물로 빚은..
쌀을 두 번 넣은 이양주부터 네 번까지 넣은 사양주, 고전문헌에 나오는 녹파주, 벽향주까지.


아주 다양하게 하다 보니 매일 하는 것이 쌀 씻고 불리고 고두밥 찌고.. 어러다 보니 게으른 난 베란다를 쳐다볼 엄두가...

1월에 잠시 짬을 내서 심은 바질 씨앗은 잘 발아되어 자라다가 스스로 솎아지고 해서 일부만 남고 자라고 있다.

2월 2일
2월 4일
3월 11일.
3월 25일.
5월 1일.

씨앗을 골고루 뿌렸고 거의 모두 발아했었는데 남은 바질은 다섯. 씨앗을 심은 후 발아해서 한 달 반은 느리게 자라다가 본잎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잘 자란다.

원래는 바질은 모종을 사서 키우려 했는데 화분을 준비하는 것도 일이고 해서 계속 미루다 보니 이제 시기를 노친듯 하다.

식물을 키우기에는 게으름이 최대의 적인데...

다음은 문제의 하바네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파프리카를 접목했던 2호는 결국 회생하지 못하고 말라버렸다.

3월 11일, 하바네로 1호.
1호에는 잎이 많이 나온다.
2호.
파프리카 줄기.

1월에 마른 잎들을 잘라준 후 1호는 새 잎이 나오고 자랐으나 2호는 잎이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남아있는 파프리카 잎이 시들지 않아 이때까지만 해도 다시 살아날 줄 알았다.  

3월 25일. 1호.
1호에 꽃이 피었다.
3월 25일 2호.

1호는 3월말이 되면서 잎도 많이 나오고 꽃도 많이 피었다. 하지만 2호는 잎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추측컨데 지난겨울 마른 잎을 다 뜯어내고 물을 한번 많이 주었던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뿌리가 거의 녹아있었다.

5월 1일. 1호.
2호. 결국 말랐다.

따뜻한 봄날이 온 5월, 1호는 꽃도 많이 피고 고추도 열렸다. 2호는 결국 회생불가다.

1호에 열린 하바네로 고추.

고추의 분갈이가 필요해 보였다. 잎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주 건강해 보이지는 않고 조금 작아 보였다. 그리고 이 화분에서 2살이 되기에 조금 큰 화분으로 이사시켰다.

5월 11일. 하바네로.
분갈이를 해주었다.
보기에도 매워 보이는 하바네로 고추.

아주 조심스럽게 분갈이를 했다. 2호를 보낸 마당에 1호마저 보낼 수 없었다. 화분은 아주 조금 큰 것으로. 부피로 떠지면 20프로 정도 큰 화분이다. 사실 분갈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고 그대로 빼서 새 화분에 넣고 빈 곳을 흙으로 채웠다. 오래된 흙은 조금 털어주는 것이 맞으나 조금은 걱정이 되어서다. 안정되면 적당한 가지 하나를 골라 삽목해서 분신을 만들 계획이다. 보험 차원에서...

3월 11일. 세이지.

세이지는 작년 씨앗으로부터 출발해서 풀처럼 자라고 있는 중이다. 빛이 많이 필요해 보이는 세이지는 길게만 자란다.

3월 25일.
3월 25일.

그런데 독채에서 살고 있는 세이지 하나에 벌레가 생겼다. 사진에 담지는 않았지만 거미줄을 만드는 것으로 보아 응애. 그래서 줄기를 잘랐다.

5월 1일.

5월이 되면서 별 탈 없이 잘 크고 있다. 다만 길게 웃자랄 뿐이다.

5월 11일. 분갈이 후.

5월 11일, 하바네로를 분갈이하면서 작은 화분에 있던 세이지 하나를 분갈이했다. 꽃은 언제 피려나...

3월 11일, 올리브 호지블랑카.
3월 11일. 올리브 레시노.

3월에 들어서 화분들을 모두 베란다로 옮겨 놓았다. 올리브도 마찬가지.

나는 지금까지 올리브는 조금 마르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키우고 있는 호지블랑카와 레시노 품종은 물을 정말 좋아한다.

특히 레시노.

3월 25일. 레시노.
레시노의 새 잎.

올리브에 새 잎들이 나오고 있지만 레시노는 잎이 조금 쭈글거린다.

처음에 들여왔을 때 물을 자주 주지 않아 대부분의 잎이 떨어지는 아픈 기억이 있었다. 지금은 겉흙이 마르면 바로 준다. 특히 레시노. 말랐던 올리브가 다시 살아나 가지와 잎이 많이 나오고 있다.

3월 25일. 호지블랑카.
호지블랑카.
5월 1일. 올리브.
호지블랑카.
호지블랑카.

5월 들어서 더 잘 자라고 있다. 요즘은 아침마다 흙을 만져보고 있다. 말랐는지 확인.

이제 보낸 것들을 잠시 이야기하고자 한다.

3월 11일. 아보카도.

겨울 동안 아보카도는 덜 추운 실내에 두었다. 그러나 겨울이기에 실내 습도는 낮고 잎은 자주 말랐다. 물을 자주 주자니 뿌리가 약한 아보카도에게는 문제였다. 특히 잎의 수가 적었던 1호와 2호에게는...

그런데 어느 날.. 아보카도 1호와 2호의 잎은 모두 떨어졌다. 물을 간헐적으로 준 탓이기도 한데 줄기색이 녹색에서 보랏빛이 도는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3월 25일. 아보카도.

3월말에 화분을 베란다로 옮기면서 날이 따뜻해지면 하바네로가 회복된 것처럼 회복되기를 기대했다.

아보카도 1호와 2호.
아빠가 뭐 하는지 그녀석이 감시중이다.
5월 1일. 아보카도.

그러나 5월이 되어도 1호와 2호는 소식이 없었다. 1호와 2호를 그렇게 보냈다. 확실히 3호보다는 잘 자라지 못한 1호와 2호는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로즈마리.

그렇게 가버린 건 로즈마리도 마찬가지다. 로즈마리에게는 없어지지 않는 병, 흰가루병이 있었다. 흰가루병은 한번 생기면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이제 로즈마리는 키우지 못할 것 같다. 상대적으로 잎이 부드러운 커먼 로즈마리는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3월 11일. 커피나무.

겨울 동안 거실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커피나무는 언제나 변함이 없이 그대로다. 달려있는 잎들 중에는 몇 년이 된 것도 있다.

5월 1일. 커피 1호.
5월 2일. 커피 2호.

3월말에 베란다로 옮긴 후 자리 배치에 고심을 했다. 워낙에 부피가 크다 보니...

베란다를 가득 채운다.

한쪽에서 보면 정글 수준이다.

커피콩.. 딱 두개다.

한 달에 한 번씩 웃거름도 주고 물도 확인하고 주고 있다. 문제는 분갈이를 한지 몇 년이 되었기 때문에 분갈이를 했으면 하는데 화분이 커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제 베란다로 나왔으니 부족하지만 햇빛 많이 받아라...

남천은 겨울 내내 베란다에 있었다. 강추위를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실내에 들여놓지 않아도 된다.

3월 11일. 남천.

근데 이번 겨울에는 베란다가 춥지 않았나 보다. 붉게 물들었어야 했는데 그냥 초록이다.

5월 1일. 남천.
정말 잘 자라는 남천.

화분에는 남천이 네 그루 심어져 있다. 그리고 씨앗이 떨어져 돋아난 작은 싹들과.

5월 11일. 남천.

그중에 하나만 길게 잘 자라고 있다. 비좁은 화분에서 우위를 점하고 뿌리가 먼저 자리 잡은 것일 게다.

꽃이 피려한다.

5월이 들어서 그 남천에 꽃이 피려 한다. 모르는 사이 열매를 맺고 화분에 떨어져 또 싹이 나면.. 남천도 분갈이가 필요한데.. 화분이 커서 생각만 하고 있다.

남천을 보면 꿈이 있다. 언젠가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면 마당에 이 남천들을 크기 순서대로 가지런히 심어 키우는... 즐거운 상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칼랑코에 가족들. 외목대 모양으로 키우고자 야심 차게 삽목해서 수를 늘렸으나 조금은 짐이 되고 있다.

3월 11일. 칼랑코에.
3월 25일 칼랑코에.
5월 11일 칼랑코에.

분갈이도 필요하고 가지치기도 필요하나 그냥 손 놓고 있다. 하루 날을 잡아야 할 거다. 근데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막걸리를 빚어야 한다. 분갈이할 화분과 흙을 사야 하는데 머릿속은 술 빚을 쌀가루, 찹쌀, 누룩 생각이 가득하다.

계속 위로 자라기만 하는 깔라만시.

3월 25일. 깔라만시.

지금까지 몇 년 동안 키우면서 꽃도 본 적이 없고 가지치기만 줄기차게 해 주었다.

잘라줘도 계속 자란다.

열대식물이라 반드시 겨울에는 실내에 있어야 한다. 이제는 봄을 즐길 차례다. 근데 문제는 이것도 분갈이가 필요할 텐데.. 이건도 화분이 크다.

마지막으로 새 식구다.

성경에는 겨자씨 만한 믿음이 있다면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했다. 그 겨자씨.. 정말 작다. 참깨 크기 정도.

적신 키친타올에 뿌리고 따뜻한 곳에 두었다. 한 번도 키워 본 적이 없어 발아가 되는지를 시험했다.

겨자씨 정말 작다. 3월 19일.
3월 21일. 모두 발아가 되었다.
3월 25일. 겨자 싹.

기억에 24일인가 25일에 화분에 싹 일부를 옮겨 심었다. 한번 키워보기로...

5월 11일 겨자들.
작은 화분에 심은 겨자.

그리고 시간이 흘러.. 5월, 겨자들이 많이 자랐다. 겨자 잎을 뜯어 맛을 보니 별 맛이 없다. 잎에는 뻣뻣한 털이 나 있어 꺼끌거린다.

나는 물냉면을 겨자맛으로 먹는다. 두세 숟가락을 넣으면 맛이 좋다. 키우는 겨자로 먹을 만한 양을 얻지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겨자라는 나에게는 새로운 종류를 경험해 본다.

식물들에게는 겨울은 조금 힘든 계절이다. 특히 열대식물의 경우는. 그러나 추위가 지나가고 따뜻해지면 싹이 나고 잎이 나서 꽃이 피고...
푸르러진다.

이제 반려식물들에게도 관심을 쏟자... 생각해 보면 할 일이 많다.

술빚기와 점검, 그녀석 산책, 식물 돌보기, 그리고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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