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6.
지난달 초 베란다에서 키우던 화분들을 날이 추워지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식물들에 대한 생육조건도 찾아보고 하여 11월 초부터 실행에 옮겨 대부분의 화분을 거실로 옮겨놓았다.
현재 키우고 있는 식물들의 생육조건은 아래 글에 있다.
작년 11월까지는 해가 드는 날에는 낮동안 화분을 베란다에 내놓았다가 저녁에 들여놓기를 반복하였다. 그래도 낮에는 베란다가 따뜻하고 식물들이 거실보다 베란다에서 빛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커피나무와 깔라만시가 그랬다. 그러나 올해는 화분도 크고 화분의 수도 많아 그럴 수 없어 11월 초부터는 그냥 거실에 화분을 두고 있다.
아파트가 저층이라 거실의 경우 햇빛은 겨울에는 2시간 정도만 비치고 있고 나머지 시간은 어둡거나 저녁에 켜놓는 거실 LED 등에 의존하고 있다. 식물들에게는 어쨌든 최악의 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잘 버텨주고 있다.
대부분의 열대성 식물들은 적어도 10도 이상은 되어야 안전하다. 거실은 한겨울에도 20도 이상은 유지하기 때문에 온도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에 해당하는 것은 내가 키우고 있는 것들 중 커피나무, 깔라만시, 칼랑코에, 아보카도, 바질 종류, 알로카시아 등이다. 로즈마리는 보다 낮은 온도도 견디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현재는 바질과 동급으로 취급하고 있다.
거실 밖 베란다에는 남천과 올리브, 케일 화분을 두었다. 케일은 씨앗으로부터 키운 것인데 좀 서늘한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사실 케일은 올해까지 키우고 정리하려고 했으나 아직도 잎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어 그냥 베란다에 두었다. 남천은 추운 겨울 야외에서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베란다에 놓는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올리브는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 날씨를 버틸 수는 없다. 그러나 영하의 온도에서 성장을 멈추기는 하지만 추운 겨울 베란다의 온도가 얼음이 얼 정도의 온도까지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베란다에 두는 것으로 결정하여 일단 둬 보려 한다. 올리브는 올해 처음 키워보는 거라 아직 특성을 잘 모른다. 배우는 중이다.
식물들의 겨울나기에는 몇 가지 해주어야 할 것들이 있다.
1. 웃거름 주기
식물은 어떤 형태로든 영양분을 저장한다. 여름동안 잎을 만들며 성장하여 많은 양분을 소비했다. 따라서 가을에는 내년을 위해 어느 정도는 다시 양분을 비축하게 된다. 나도 화분들에 알비료로 웃거름을 주었다.
2. 물주기 변화
식물마다, 화분의 크기에 따라, 상태에 따라 물을 주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물을 비교적 적게 필요로 하는 올리브부터 물이 많이 필요한 커피나무나 바질까지 식물마다 물 주는 방법과 주기는 다르다. 가을이 되어 온도가 낮아지면 식물의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따라서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은 감소한다. 보통 물의 양은 여름에 주던 주기에서 2배 정도로 길게 하면 된다. 다만 겨울이 되면 공기 중의 습도가 감소하여 잎이 영향을 받게 된다. 어쩌면 물 주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때에는 물을 직접 주기보다는 분무기로 잎에 물을 뿌려주거나 실내에서 빨래를 말린다든지 하여 습도를 높여주는 방법이 있다.
3. 가지치기
내년의 성장을 기대하며 가지치기를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겨울에는 식물이 아예 성장을 멈추거나 실내의 경우는 무더운 여름보다 성장이 매우 느리다. 내년에 따뜻해지면 새로운 눈을 만들며 새가지와 잎이 나올텐데 성장점이 가지 끝에 있다면 가지 끝이 더 길어지도록 성장할 것이다. 긴 가지들을 쳐주면 가지 사이나 잘린 가지의 잎 근처에서 새로운 눈이 나오며 많은 수의 가지와 잎을 만들 것이다. 성장을 많이 하며 광합성이 용이로운 여름보다는 이때쯤 가지치기를 하여 식물로 하여금 새로운 성장점을 준비하도록 만드는 것이 식물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이다.
4. 비료 만들기
나는 겨울에 비료를 미리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따뜻해지면 다시 비료들이 필요하고 화분이 많아 소비량도 상당하다. 물론 필요할 때 바로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해야할 일이 많아지는 봄보다는 손이 많이 안 가는 겨울에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11월부터 12월까지 달걀껍질을 모아두었다가 1월에 한꺼번에 식초에 녹여 칼슘비료를 준비한다던지, 겨우내 먹은 귤껍질과 바나나 껍질을 생길 때마다 말려 모은 후 가루를 만들거나 가루와 함께 쌀뜨물 발효액을 만든다 든 지 하는 방법이다. 쌀뜨물 발효액 같은 경우 발효를 시키기까지 약 열흘 정도 소요되는데 한 여름, 바질을 한창 키울 때 바질에만 한 달 동안 발효액 1.5L 한통을 사용한 적이 있다. 물론 희석해서 사용하지만 물을 자주 주고 바질이 폭풍 성장하여 많이 필요로 했다. 발효액은 만든 후에 뚜껑을 열어 사용하면 되도록이면 빠른 시간 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며, EM을 사용한 발효액도 사용기한이라는 게 있어 균들이 활성력을 갖는 기간이 제한이 있어 그렇다고 한다. 발효액을 미리 만들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데 사용 가능한 기간을 늘리고 싶다면 2주에 한번 정도 설탕을 넣어주면 된다. 설탕은 균들에게는 영양 공급원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준비하여 따뜻해지는 봄부터 사용하면 여러 면에서 좋다.
화분에 웃거름은 모두 충분히 주었고, 커피나무와 깔라만시는 가지치기를 해주었다. 올리브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가지치기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대로 둔 상태이고 남천은 가지가 엉키어 있어 좀 솎아 낼 필요가 있다. 칼슘비료는 최근 일부 만들어 둔 것이 있어 사용 중이며 또 만들기 위해 열심히 달걀껍질을 모으고 있다. 쌀뜨물에 당밀을 섞어 만든 발효액은 EM원액에 문제가 있어 EM원액을 새로 구매한 후에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 정도로 하여 겨울나기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본다. 처음 겨울을 나는 올리브, 남천 그리고 아보카도와 함께 내년에도 모두 잘 자랄 수 있도록 이번 겨울을 잘 버텨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