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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겨울나기 (23년 1월)

물주는과학자 2023. 2. 17.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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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간만에 글을 올린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2월.

 

무슨 발동이 걸렸는지 전통주 담그기에 빠져 있어서 화분을 별로 살피지 못했다. 요즘은 화분을 보는 것 보다 발효통을 보며 술이 잘 익고 있는지 살피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화분들도 살펴주어야 하는데...

 

어쨌든 1월에 있었던 일들을 기록에 남긴다. 

 

베란다에 있던 하바네로.

베란다에 방치되어 있는 하바네로의 상태가 좋지 못했다. 베란다가 매우 춥다 보니 입이 대부분 시들고 힘이 없다. 실내에 미리 옮겼어야 했나 생각했지만 작년 겨울도 베란다에서 이겨낸 터라 그냥 둘까 하다가 실내에 자리를 옮기기 위해 잎과 가지를 정리했다. 

 

하바네로 1호.

아직 따지 않은 고추도 달려 있고, 일부 얇은 가지들이 말라 있는 하바네로 1호. 

 

하바네로 2호.

2호는 파프리카를 접목시킨 것으로 파프리카 가지도 시들어있다. 

 

파프리카 접목 부위

그래도 접목부분은 튼튼해 보인다. 

 

파프리카 가지.

먼저 2호부터 정리했다. 

 

입과 가지를 정리한 2호.

잎을 보니 성한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모든 잎들을 떼어내고 마른 가지들도 다 잘라주었다. 다만 파프리카 잎은 조금 시들기는 했지만 그 가지에 약간의 물이 흐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작은 잎 몇장은 남겨두었다. 

 

1호도 정리했다.

완전히 앙상해진 1호와 2호. 작년 겨울에도 베란다에서 버틴 하바네로라 올해 겨울이 지나면 다시 잎이나고 잘 자랄 것이라 믿는다. 

 

실내에 얾긴 하바네로.

현재 키우고 있는 식물들 중, 남천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내로 옮겼다. 하바네로도 안쪽으로 옮겼다. 실내가 따뜻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실내의 습도가 30%로 안된다. 어쩐지 목이 칼칼하다. 가습기는 있으나 방에 있는 터라 도움이 안된다. 큰 화분에 물을 주어 습도를 높여주는 수 밖에는 없다. 

 

하바네로 1호.

다음은 아보카도를 살펴볼 차례.

 

하보카도 1호 줄기 끝.

아보카도는 5도 이하면 냉해를 반드시 입는다. 10도 이하만 되어도 잎이 색깔이 변하는 것 같다. 그래서 반드시 실내에 두어야 한다. 아보카도는 굉장히 크게 자라는 나무다. 그런데 조그만 화분에 있다보니 잘 자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참깐 물을 주는 것을 잊어버려서 잎이 1호와 2호는 잎이 모두 말라버렸다. 

 

하보카도 1, 2, 3호 (왼쪽부터 순서대로)

제일 잘 자라며 건강한 것은 3호. 1호와 2호는 너무 빈약하게 자란다. 이유는 전혀 모른다. 

 

3호의 줄기 끝.

3호는 새로운 잎이 나오려고 한다. 지금도 키카 큰데 더 크면 줄기를 잘라야 할 수도 있겠다. 

 

하보카도 1호와 2호.

1호와 2호의 줄기 끝에서도 새잎이 나온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시점인 2월은 모든 잎이 다 떨어져 버렸다. 요단강을 건너려나.....

 

페퍼민트.

한동안 잘 자라다가 겨울이 되다보니 거의 자라지 않고 있다. 실내온도 20도, 습도 30% 수준의 환경에서는 민트계열은 잘 자라지 못하는 것 같다. 조금더 높은 습도와 햇빛이 필요한 상황이다. 

 

칼랑코에들.

원래 키우던 칼랑코에에서 가지들을 잘라 삽목을 한 것들로 정말 생존력이 강한 식물이다. 내가 키우는 칼랑코에는 설마 꽃이 피지 않는 종류인가... 지금까지 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겨울이 지나면 모두 독립을 시켜줄 예정.

 

알로카시아.

거실 어두운 곳에서 마지막으로 난 작은 잎 이후로 성장을 멈추었다. 잎은 모두 창을 바라보며 너무 어둡다고 불 키라고 시위중이다. 절대적으로 빛이 많이 필요한 식물. 그렇다고 직광은 좋지 않다. 

 

깔라만시.

우리집에서 제일 잘 자라는 것 중의 하나. 깔라만시다. 열대지방의 식물이라 반드시 실내에 두어야 하는데 공기 청정기 옆에 두었더니 청정기에서 나오는 바람 때문에 그런지 여름처럼 잘 자란다. 

 

 

분명 지난번에 가지 끝을 잘라주어 키를 낮추었는데 금새 가지들이 나오고 있다. 

 

이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때가 되었는데... 정말 오랫동안 키웠는데 멀대처럼 키만 자라고 있다. 올해는 소식이 있으려나.....

 

올리브 레시노.
새 잎이 나오는 올리브
올리브 호지블랑카
새잎이 나오고 있다.

집안에서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각각의 식물들이 자라는 환경이 모두 다른데 빛과 바람도 부족하고 온도도 높지 않으며 습도가 낮은 겨울철 실내에 식물을 둔다는 것은 식물들에게는 고문일 것 같다. 그래도 다뜻한 봄을 기약하며 잠시동안 잘 버텨주기를 바랄 뿐이다. 

 

올리브는 문제가 조금 심각하다. 새잎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원래 달려있던 잎들이 하나둘씩 떨어지고 있다. 추측컨대 습도가 낮아서 생기는 문제일 것이다. 원래 물이 조금 부족해도 잘 자라는 올리브이지만 이런 실내는 올리브에게는 혹독한 곳이다.  

 

커피 1호(왼쪽)와 2호(오른쪽)
커피는 정말 잘 자란다.
지난번 가지치기 후 새가지가 나온다.

커피는 물주기만 잘 해주면 정말 잘 자라는 것 같다. 다만 겨울에는 반드시 실내에서.. 5도 이하에서는 잎이 냉해를 입어 갈색으로 변하며 떨어진다. 집에서 키우기에는 커다란 나무가 되었지만 따뜻한 곳에서는 사시사철 푸르다. 

 

커피나무의 잎 중에는 2년이 넘게 달려 있는 것도 있다. 

 

1월에 아직 실외에 있는 남천, 세이지, 칼랑코에, 로즈마리.

1월에 아직 실내에 놓아둔 것들도 있었다. 세이지와 로즈마리. 칼랑코에 화분하나, 남천. 그리고 천정에 걸어둔 페퍼민트.

모두 실내로 옮겨 두었다. 남천은 그대로 베란다에 두고. 

 

로즈마리

로즈마리는 흰가루병이 다시 생겼다. 실내로 옮겨두었는데 통풍도 되지 않고 관리를 하지 않다보니 지금 2월에는 거의 말라버린 상태다. 로즈마리는 키우기 어려운 식물 중의 하나다. 나에게는....

 

 

칼랑코에.

실내에 삽목중인 칼랑코에는 이 화분의 가지를 잘라 한 것이다. 이 화분에는 문제가 발생한 상태이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잎이 시든 듯 보인다. 힘이 없다. 특히 아래쪽. 급히 실내로 옮겼지만 별 차이가 없다. 이건 냉해 때문이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때에 아무리 실내라고는 하지만 난방이 되지 않는 베란다에 두다 보니 버티기 어려웠던 것이다. 

 

일단 실내에 옮겨서 치료 중이다. 회복될지는 미지수.

 

세이지

세이지도 작은 화분 하나는 실내에 옮겨 두었다. 봄이 되면 큰 화분에 분갈이 해 줄 예정이다. 

 

남천.

남천은 아직 겨울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날씨가 추워지면 잎에 단풍이 들고 떨어져야 하는데 아직 푸르다. 풍성하게 잘 자란다. 

 

이렇게 화분들을 살펴보았다. 겨울은 모두에게 쉽지 않은 계절이다. 움추리게 되고 더디며, 뭔가 도움이 필요한 계절이다. 식물에게도 쉽지 않은 계절. 그러나 이 어려움을 이겨내면 새로운 것이 탄생하며 풍성해지는 봄이 온다. 

 

화분을 살피다 페퍼민트도 가지들을 정리했다. 

 

가지를 정리한 페퍼민트.

기다란 가지들을 모두 짧게 잘랐다. 그리고 자른 가지들을 씻어 뜨거운 물로 페퍼민트의 향을 우려냈다. 

 

페퍼민트차. 맛은 있다. 하.. 그런데 롯*껌을 씻은 물 맛이 난다. 조금은 오묘한 맛이다. 생잎을 우려내서 그런가 보다. 잎을 약북에 덖은 후에 우려냈어야 했나...

 

 

 

1월 29일.

 

전에 키웠던 바질을 모두 정리한 후 바질잎이 없어 조금 난감했다. 집에서 음식할 때 바질을 조금씩 쓰는 편이라 바질을 남겨두었어야 했지만 바질의 상태가 좋지 않았고 많이 시들어 있었기에 정리했다. 

 

그래서 새로 모종을 사서 키우려고도 생각했으나 직접 사지 않는 이상, 이렇게 추운 때에는 인터넷 주문은 어렵다. 배송중에 냉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씨앗을 심어 키우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우선 화분에 흙을 준비하고 다*소표 바질 씨앗도 준비했다. 

 

바질 씨앗.

바질 씨앗은 크기가 1mm 정도로 매우 작으며 물에 젖으면 개구리알처럼 변한다. 

 

씨앗을 뿌려주고 흙을 살짝 덮어주었다. 바질 씨앗은 흙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 발아할 때 뿌리가 나오는데 뿌리가 땅에 제도로 박히지 않으면 싹이 시든다. 

 

 

화분을 비닐로 덮어 실내에 둔다. 실내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반드시 덮어 밝은 곳에 둔다. 건조하면 흙이 마르기 때문에 발아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바질은 빛이 있어야 발아가 되는 광발아 종자이기 때문에 밝은 곳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거실에 둘 수 밖에 없다. 이건 운명에 맡긴다. 

 

 

1월 31일.

 

파종한 지 이틀 후 씨앗 하나가 발아되었다. 이제 며칠 후면 대부분 발아할 것 같다. 어두운 실내여도 조건만 맞으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다시 모두 푸르러질 봄이 오기를 고대하며 겨울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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