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키우기/올리브

올리브 키우기, 그리고 삽목 시작 ('21.7~'22.3월)

물주는과학자 2022. 3. 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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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22


지난달 거의 죽을 뻔 했던 올리브가 살아나서 잎이 새롭게 나와 자라고 있다. 여름철 바깥 날씨가 매우 더울 뿐만 아니라 창으로 갇힌 베란다는 온실 효과로 더더욱 덥다. 자주 체크해서 물마름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7월 22일 올리브.

 

2021. 9.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해를 넘긴 22년 2월 어느날이다. 곧 글을 남기겠지만 이 글을 쓰는 때에는 올리는 정말 잘 자라고 있다. 어쨌든...

사진첩을 찾아보니 올리브를 찍어둔 사진이 7월 이후로 딱 한 장 밖에 없다. 가끔 확인하고 물만 주었지 전혀 신경쓰지 못했다.

9월 2일 올리브.

 

9월 26일 올리브.



그 동안 베란다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아니 집에 많은 일이 있었다.

6월말, 어떤 사연으로 반려견이 집에 오게 되었고 아가와 같은 "녀석"을 돌보느라 모든 것을 그 "녀석"에게 쏟아부었다. 그 당시 "녀석"은 2개월 며칠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필요했고 그 만큼 나와 오랬동안 같이 했던 반려식물들에게는 관심을 주지 못했다.

체리 씨앗으로부터 발아되었다가 죽은 줄 알고 방치했었던 체리 모종이 다시 살아나 잎을 만들며 자라고 있었으나 관리 받지 못하고 응애의 집이 되어 버린 이야기... (체리는 사진 위에 제일 가운데에 보인다.)

금귤 씨앗이 발아되어 싹을 내고 조금씩 자랐지만 무더운 여름에 물을 주지 못하고 말라죽게 한 이야기... (위 사진에서 올리브 화분 옆에 말라버린 금귤 싹이 보인다.)

바질 3호의 자연사 이야기... (자연사라고 말하고 싶다. 가지가 굳어져서 물 흡수를 잘 하지 못하는데다 물을 잘 주지 못해 말라벼렸다.)

버티려고 노력했으나 잎이 병들어 할 수 없이 정리한 커피 3호 이야기... (커피 3호는 새가지를 내면서 자라는 것이 보였으나 분갈이 때를 놓쳐버렸고 잎이 병들어 결국 정리했다.)

물을 주지 않아 말라버렸던 로즈마리 이야기... (아직도 흰가루병에 걸려 힘겹게 버티고 있다.)

체리 싹에서 옮은 것 같은 응애 공격에 잎을 정리했던 알로카시아 이야기...

많은 이야기들이 물을 주지않아 생긴 일들이다. 방에서 거실에 나오거나, 퇴근하거나 밥을 먹거나, 항상 시선은 그 "녀석"에게 가 있었다.

그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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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만 5개월 때이다. 2개월 조금 지난 때에 1.8키로였고, 쑥쑥 자라서 이 글을 쓰고 있는 22년 2월에는 31키로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너무나도 신경쓸 것이 많고 손이 많이 간다.

반려식물들은 산책도 놀이도 필요없다. 밤에 짖지도 흥분하면 물지도 않는다.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저 필요한 때에 맞추어 물과 거름을 주고 햇빛을 잘 받도록 하며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급할 것도 없다.

이 "녀석"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사람 옆에 있길 좋아하고 쓰다듬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짖기도 하고 낑낑거리기도 하며 의사표현을 확실히 한다. 퇴근하며 들어오면 꼬리콥터로 반겨준다. 마음이 상하거나 삐지거나 혼날 때에는 저만치 가 있다.

반려식물들은 내가 옮겨주어야 자리를 옮길 수 있고 내가 물을 주어야 물을 먹을 수 있고 내가 살펴보아야 아프거나 병드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동안 너무나도 방치했다. 이제는 제대로 살펴주어야겠다. 오랬동안 친구였던 반려식물들을,

그리고 그 "녀석"도.

2022. 3. 6.


그리고 나서 22년도 3월이다.

어떤 분이 댓글로 올리브 근황을 알려달라고 하셨었다. 작년 12월. 반려식물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한 나는 그렇게 겨울을 넘겼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신경써주자. 봄부터 내게 줄 반려식물로부터의 풍성함? 상쾌함? 싱그러움? 초록색? 어떤 단어가 적합할지는 모르나 어쨌든 내게 많은 것을 줄거다.


3월 6일 올리브.
여기저기 새 잎을 나려고 애쓰고 있다.

올리브는 많이 건강해졌다. 베란다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봄으로 느끼는지 새 잎도 나오고 있다.

이제 다시 제대로 보살피기를 약속한다.


3.14.


가지 하나가 너무 길어 잘라주기로 했다. 균형을 맞추어 자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왼쪽의 기다란 가지.


과감하게 잘랐다.


높이를 맞춰 잘랐다.


여기를 자르게 되면 새로 나오고 있는 가지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되어 풍성해질 것이다.


자른 올리브 가지, 그리고 삽목 준비.

자른 올리브 가지를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워 삽목에 도전해 본다. 물꽂이, 흙꽂이, 마사토에 꽂는 법 등 많은 방법이 있으나 지피펠렛을 사용하기로 한다.

가지를 다음과 같이 준비한다. 가지 아래 부분의 잎들은 따주고 가지끝은 사선으로 자른다. 물의 접촉 면적을 크게 하기 위해.

그리고 지피펠렛을 물에 불린다. 계획은 하나를 사용하는 것이었으나 가지의 길이가 길어 두 개를 사용한다.


부푼 펠렛에 꽂은 올리브 가지.


지피펠렛 두 개를 쌓고 가지를 꽂다 보니 자꾸 쓰러져 이쑤시개로 펠렛의 옆을 꽂아 플라스틱통에 지지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사진에서는 안보이지만 이쑤시개 하나로 두 펠렛이 관통되어 고정되도록 했다.


플라스틱 컵을 씌워 놓았다.


그리고 플라스틱 컵으로 전체를 씌워 놓고 테이프로 고정시켜 놓았다. 이렇게 하면 올리브 가지를 외부의 접촉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수분을 어느 정도 가둘 수 있다. 물론 틈새로 환기가 되기는 한다.

이것을 커다란 비닐로 감싸 실내에 보관한다. 실내가 좋을지 베란다가 좋을지 모르겠다. 아직 밤과 새벽은 온도가 낮아서 말이다.

이대로 한달 정도를 지켜보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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