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만들기

커피 가루 액체 비료 만들기 (feat. 막걸리 지게미)

물주는과학자 2022. 6. 29. 15:25
반응형


6월 18일.


지금 키우고 있는 하바네로라 추측되는 매운 고추들에 꽃을 많이 피고 고추도 열려있어 칼륨비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칼륨이 좀 더 포함된 싼 화학비료를 사서 주어도 되나 식물들의 건강을 위해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재작년까지는 EM액으로 쌀뜨물이나 당밀을 발효시켜 화분에 주곤 했는데 발효액을 만드는 것이 손이 많이 가기에 작년에는 건너뛰었다.

마침 쓰던 커피가루 발효 거름도 다 떨어졌고 하여 액체 비료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커피가루에는 적당량의 칼륨과 인이 포함되어 있어 식물에게 좋다. 다만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는데 카페인은 식물의 양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제거해야 하나 일반적으로는 쉽지 않다. 하지만 발효를 시키면 적어도 카페인의 함량을 50프로 정도는 감소시킨다고 하니 발효는 필수인 것 같다.

이번에 준비한 재료들은 다음과 같다.

커피 내린 커피가루 4큰술.
쌀뜨물 1L.
설탕 2큰술.
물 0.5L.
막걸리 지게미.
PET병.

준비물.

커피를 내려 아이스커피를 먹다가 커피가루를 보고 준비한 것이다. 언제나 즉흥적.

그런데 집에 EM액이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지난겨울 만들었던 막걸리를 짜고 남은 지게미로 대신했다. 이것이 없다면 생막걸리병에 아래 가라앉은 것도 괜찮다. 주로 효모이다. 참고로 슬로우 빌리지 막걸리에 들어간 효모가 괜찮은 듯하다.

막걸리 지게미.

지게미는 냉장고에 오랫동안 보관해도 상하지 않는다. 그냥 구수한 막걸리 냄새만 날 뿐이다.


우선 커피가루와 쌀뜨물의 일부를 넣었다.


그리고 설탕과 지게미, 남은 쌀뜨물을 넣는다. 추가하는 물은 아무 때나 넣어도 된다. 사실 재료는 아무 때나 넣어도 된다. 깔때기를 사용해도 되고 숟가락을 사용해도 된다. 병에 재료를 무조건 넣는다. 그리고 흔든다.


재료 중에서 지게미와 커피가루는 고체이기에 모두 가라앉는다.

뚜껑을 닫으면서 병에 남은 공기를 뺀다. 꼭 빼야만 한다. 반드시 빼야 한다. 큰일이 벌어진다. 특히 생수병들은 뚜껑 부분이 약하다.

효모는 발효를 하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어느 정도의 이산화탄소는 물에 녹기도 하지만 발생하면 할수록 병 내부의 압력이 증가한다. 그러다가 잘못하면 뚜껑이 날아가고 내용물이 모두 나온다.

발효가 손이 많이 가는 이유가 이것이다. 발효 초반에 3~4일 정도는 수시로 확인해서 팽창해 있으면 기체를 빼 주어야 한다. 어떤 때에는 귀찮기도 하다.

보관은 따뜻한 그늘이다. 제일 좋기에는 보일러실일 듯. 지금은 더운 초여름이니 온도는 괜찮으나 빛을 가리는 것은 필수다. 빛이 많이 노출된 환경에서는 광합성하는 균들이 많이 생겨 부패될 수 있다.

어두운 곳에 일주일 정도 보관하고 나중에 뚜껑을 열어 향긋한 냄새가 나면 성공이다. 근데 술 지게미를 넣었으니 막걸리 냄새가 나려나.. 아님 물이 많으니 식초가 되려나..


6월 19일.


하루 만에 확인해 보았다. 기포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본격적으로 발효가 시작되는 시점은 경험상 이틀 뒤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EM이 아니라 막걸리 지게미인 관계로 다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가루는 바닥에 내려앉았다. 하루에 한두 번 재료를 섞어주기 위해 병을 흔들어주면 좋다.

뭐든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발효든 발아든.


6월 23일.


발효를 시작한 지 5일째. PET병이 빵빵해졌다.


영상으로는 담지 못했지만 뚜껑을 여는 순간 거품이 확 올라왔다. 본격적으로 발효가 되는 시점이다.

냄새는 커피향과 달달함, 그리고 약간의 시큼함과 쓴 향이 올라왔다. 예전에 걸쭉하게 만든 커피 거름과는 사뭇 다른 향이다. 예전의 향기는 커피껌 향기였었는데. 아마도 발효균도 다르고 설탕의 양이 달라서일 것이다.

거품을 모두 빼고 다시 뚜껑을 닫아 두었다.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병을 흔들어 주고 있는데 거품이 한두 번 더 오르면 발효가 거의 끝난 것이고 희석해서 쓰면 되겠다.

앞으로 5일 정도 더 발효시켰다가 다음 주부터 한창 크고 있는 하바네로와 파프리카에게 주자.


6월 28일.


아직도 거품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발효는 거의 끝난 것으로 본다.

발효 10일째.

냄새는 약간 시큼하고 커피향이 나는 조금 쓴 향이다. 막걸리 지게미로 발효한 것이라 EM으로 발효시킨 것과는 조금 차이는 있겠다.

그래도 발효되지 않은 커피가루보다는 나을 것이다.

키우고 있는 하바네로와 파프리카.

지금 열심히 고추를 맺고 있는 하바네로와 키가 쑥쑥 자라는 파프리카에 물을 주면서 조금씩 뿌려 주었다.

희석시킨 양은 1리터 물뿌리개에 PET병 뚜껑으로 하나. 적은 양일지는 모르라 과하면 식물에게 좋지 않다. 과식은 금물이다.

물을 줄 때마다 병뚜껑으로 하나씩 더해 줄 예정이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중이라 칼륨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료만들기] - 천연비료인 커피가루 발효의 필요성

 

천연비료인 커피가루 발효의 필요성

6월 10일. 작년인가 커피가루를 발표시켜서 거름을 준 적이 있다. 커피가루는 질소와 무기질을 적당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식물에게는 좋은 비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식

basilico-and-olive.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