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베란다에 있는 허브들이 한달 사이에 엉망이다. 날이 더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관심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아무래도 신경을 잘 쓰지 못한 이유가 제일 클 것이다. 게다가 무더운 날씨에 통풍도 잘 되지 않는 베란다이다 보니 더더욱 문제가 많다. 문을 열어두어도 바람이 그리 잘 통하지는 않고 있고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틀다 보니 거실 문을 열어놓기 어려워서 더더욱 그렇다.
지난번에 문제가 조금 있었던 페퍼민트는 화분에 있는 것은 그럭저럭 잘 자라고 있다. 하지만 역시 웃자라고 있다. 다시 가지를 잘라주어야 할 판이다. 물을 적당히 조절해서 너무 많지 않도록 주는데도 햇빛이 부족해서 인지 웃자라고 있다. 역시 허브들은 충분한 햇빛과 통풍이 중요한데.
그래도 페퍼민트는 건강한 편이다. 다른 허브들에 비하면. 푸르게 빛나는 것을 보면 마음도 상쾌해진다. 다만, 전보다 잎의 크기가 조금 작아진 것 같아 보이는데 비료가 필요한 것일까?
다만 걸 수 있도록 만든 화분에 꽂아 놓은 페퍼민트는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아래쪽에 꽂아 놓은 것들은 무슨 이유인지 말라버렸다. 물이 마른 것은 아니었는데. 지난번에 새로 꽂은 가지들은 건강한데 아래쪽은 완전히 말랐다. 뭔가 환경이 변한 것 같은데. 물을 줄 때에는 물이 아래에 똟어 놓은 구멍으로 빠지도록 물을 흠뻑 주어야 한다. 거는 화분이다 보니 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적당량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뿌리 근처의 노폐물도 씻겨 내려가야 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물을 줄 때에는 한번에 흠뻑 물이 아래쪽으로 빠지도록 주고 있고 특별히 거름을 과하게 준 적이 없는데도 아래쪽이 물바름이 아닌 과습이나 양분과다 같은 상태로 마른 것이 의아하다.
캐모마일. 제일 큰 문제다. 지난번 흰가루병 습격 이후로 풍성했던 잎들이 마르고 있다. 마요네즈 희석액으로 처방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회복은 힘들어 보인다.
꽃도 보지 못하고 보내야 할 것 같다. 바깥에서 자라면 아주 건강할 캐모마일이지만 꽉 막힌 온실 같은 곳에서 고생이다. 흰가루병이 없어지지 않고 있고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물러지고 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힘써 봐야지.
그 이름처럼 오래갈 줄 알았던 오레가노는 더운지 성장을 멈춘 상태다. 잎 끝이 갈변되고 있다. 성장을 멈춘지는 오래되었고.
그래도 아래쪽에서 새 잎이 나오고 있으니 희망을 갖자.
잘 자랄 줄만 알았던 타임도 성장을 거의 멈춘 상태다. 하나만 심었던 타임은 세 가지 중에서 하나는 완전히 말랐고 두 가지 끝도 말랐다. 타임은 건조하게 키워야 해서 물을 주는 것을 신경쓰고 있었는데 증상은 과습 같았다.
습도가 매우 높은 데다 더워서일까. 보통 허브들이 25도 정도를 좋아하는데 요즘은 30도도 훌쩍 넘어 베란다 온도가 35도를 찍고 있으니 힘겨울 만도 하다.
예전에 키웠을 때보다 너무 성장속도가 느리다. 뭔가 조건이 맞지 않는 것일까. 허브 키우는 법을 다시 찾아 봐야 하겠다.
그저 웃자라고 있는 세이지. 어디선가 봤을 때는 저렇게 자라지는 않았는데. 너무 넝쿨처럼 자라고 있다.
로즈마리는 캐모마일과는 다르게 마요네즈 희석액으로 희가루병에서 거의 탈출했다.
아직 잎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건강해 보인다. 캐모마일 옆에 있던 로즈마리를 반그늘쪽으로 옮겨 놓았다. 흰가루병이 눈처럼 내려앉은 곳 옆에 놓아두었다가는 다시 흰가루병이 생길 것만 같아서.
씨앗부터 발아시켜 키우는 로즈마리는 상태가 정말 좋지 않다.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어린 싹이라 베란다 문을 열어 놓고 창틀 위에 올려 놓아 통풍이 잘 되게 하려고 했지만 효과는 보지 못했다. 줄기 끝이 말라버려서 키가 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너무 무더워서인지도.
전에 통풍이 잘 되게 하려고 에어컨 실외기 위에 모종을 올려 놓은 적이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절대 금물이다. 실외기가 햇빛으로 가열되고 그 열이 화분으로 그대로 전달되어 엄청 뜨거워진다. 모종이 익을뻔 했다.
어쨌거나 상태가 좋지는 않다. 그래도 완전히 마르지는 않았으니 지켜볼 수 밖에.
바질들은 잘 자라고 있다. 가끔 필요할 때 잎을 뜯기고 있고 흙이 마르면 물을 공급받고 있다.
무관심 속에 있다 보니 꽃이 다시 피고 있다. 바질들은 기온이 높아지면 무조건 꽃을 피우는 것 같다.
꽃이 피면 잎의 향이 짙어지나 잎은 조금 억새진다.
바질들 중에서 라임 바질이 꽤 약하다. 줄기도 가늘어 흐느적거린다. 향기는 좋지만 활용도가 스윗 바질이나 이탈리안 바질보다는 떨어진다.
무더운 여름 속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던 허브들. 관리가 부족한 내 탓이다.
내가 온 신경을 다른 쪽으로 쏟게 만든 장본인, 고추들이다.
고추도 열리고 파프리카는 열심히 자라고 있어 많은 관심이 간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키우는데에는 관심이 필요하다. 지나친 관심이 아닌 적당한 관심. 물은 필요할 때에 반드시 주어야 하지만 거름은 완전히 잊어버렸을 때 아주 간헐적으로 주어야 한다. 행위보다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병든 곳은 없는지 성장은 잘 하고 있는지 물이 필요한지 등이다. 내 문제는 병에 걸려도 뭔가를 하지 않은 것. 그것 때문에 캐모마일이 죽어가고 있고 어린 로즈마리가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
빨리 무더운 여름이 지나갔으면 한다.
7월 13일.
화분을 살피다 바질에 이상한 생물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노란 버섯이다.
찾아보니 노랑각시버섯, 독버섯이라 한다. 바로 흙과 함께 떠서 쓰레기통으로...
캐모마일은 결국 모두 죽고 말았다. 꽃도 피지 못하고.
허브 키우는데 소질이 없는 건지...
[허브와 채소 키우기] - 베란다에서 허브 키우기 (22월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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