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10월의 연휴...
하바네로는 위쪽은 계속 자라며 꽃이 핀다. 아래쪽 가지 끝에서 나온 새 가지에서도 꽃이 피며 고추가 익어간다. 예전에 따 두었던 고추들도 다 먹지 못했는데 또 계속 열린다. 이 고추는 하나로도 충분할 것 같다.
같이 키우고 있는 파프리카들은 키가 크고 위로만 자라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불편하다. 가끔 걸려서 쓰러지기도 하고 등등. 하바네로는 키가 작고 옆으로 퍼지기 때문에 관상용으로도 좋은 것같다.
문제의 2호.
어느날 우연히도 보였던 흰색 가루이가 바질 근처에서 날라다녔다. 처음에는 무시했다. 그런데 그 가루이가 2호에 옮겨 접목된 파프리카 잎에 옮겨 자리잡고 살고 있다. 가루이는 처치가 곤란한 해충인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다가 지난번 키우던 파프리카에 살고 있던 응애들을 잡기 위해 천적으로 구매했던 칠레이리응애로 잎응애들을 없앤 경험을 토대로... 가루이 천적인 지중해이리응애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응애를 응애로 잡다니... 응애는 정말 종류가 많은 것 같다. 해충인 응애들의 종류도 많고, 그것들을 잡는 응애들도 많고..
칠레이리응애, 지중해이리응애, 사막이리응애... 주로 잡는 응애는 이리처럼 사냥하는 이리응애...
근데 문제는 지중해이리응애가 직접 흰가루이를 잡는 것이 아니라 알과 유충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흰가루이는 30일 정도 살고 알을 300개 정도 낳는다고 한다. 지중해이리응애는 하루에 10개 정도의 알이나 유충을 먹고 길게는 25일정도 산다고 하며, 먹이가 없을 때에는 꽃가루를 먹기도 한다고 하는데...
인터넷으로 구매한 응애는 약 1000마리. 이것도 한번에 나오는 것이 아닌 천천히 공급되는 방식... 찾아보니 이리응애 증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런데 증식을 위해서는 설탕응애를 키워야 하고 그걸 잡아먹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참 여러가지로 복잡하다. 어쨌든 흰가루이가 좀 잡혔으면 한다.
2호에 달린 고추들도 익어가고 있다.
내 관심사인 파프리카 접목. 그 가지에 열린 고추는 많이 자랐다. 접목부위가 많이 가늘어 조금 위태위태하다. 커가는 고추가 무거워서 약간 접목부위가 부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고추의 이름을 뭐라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하바네로 기초위에 다린 고추이기 때문에 파프리카 + 하바네로를 조합해서...
파프네로...
아님 하바네로가 우선이니 하바리카...
아님 파바리로... 아님 하프네카... 아님 파바네카... 아님 하프리로...
매운 정도를 보고 결정하자.. 1단계는 하프리카, 2단계는 하바리카, 3단계는 하바네카..
지금 하바네로 잎들을 보면 오래된 잎들은 갈색점들이 많이 있다. 이것이 흰가루이 영향은 아닌 것 같고 흰가루이가 있기 전부터 발생했던 현상이다. 칼슘부족인가... 가끔 질산칼슘을 희석한 물을 분무기로 뿌려주고 있기는 한데 부족한 것일까. 새로나는 잎들은 그래도 점들이 없다. 이 상태로 베란다에 두면 가을이 지난 후에 지난번과 같이 잎이 모두 떨어질 것이다.
현재 고민은 겨울이 되면 실내에 들여놓을 것인가 아니면 베란다에 그냥 놓아둘 것인가이다. 2호는 약간 염려된다. 파프리카는 추위에 약해서 접목된 부위 위쪽으로 죽을 수도 있어서다.
10월 5일.
주문한 지중해이리응애가 도착했다. 유럽에서 많이 사용한다는 천적을 이용한 해충을 잡는 방식.
파프리카 키우면서 잎응애를 천적으로 잡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똑같이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종이 박스를 뜯어 보니 무언가 기어다니는 것이 보인다. 이게 이리응애인 것 같다. 흰 조그마한, 거미 같은 모양의 벌레다.
슬로우 릴리즈 방식이라 이리응애가 한번에 나오는 것은 아니고 포장지에 난 작은 구멍으로 조금씩 나오는 방식이다. 흰 가루이가 많기 때문에 한두 마리로는 택도 없을 것 같고 봉투 위를 잘라 가지에 걸어 두었다. 많이 나오도록.
흰가루이가 워낙 많기 때문에 적은 마리수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추이를 지켜보고 걸어둔 근처에서 효과가 보인다면 병 타잎으로 구매해서 시도해봐야겠다. 근데 문제는 흰가루이는 위쪽의 잎을 좋아한다는 것. 하바네로가 클수록 위로 이사한다는 점이다.
커가는 파프리카+하바네로는 언제쯤 익을지 궁금하다.
맛을 보는 것과 씨를 받아 놓는 것, 그리고 그 씨앗으로 다시 키워보는 것. 이것이 나의 궁금증이다.
10월 8일
연휴를 맞이하여 베란다도 살피고 며칠동안 지중해이리가 열일을 하고 있는지도 살폈다.
이리응애는 별로 잘 보이지 않는다. 흰가루이는 정말 많다. 가루이들은 살판이다. 뭐 며칠 지난 것이니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며칠사이에 고추가 많이 익어 고추들을 따놓았다. 지난번에 딴 고추들도 아직 냉장고 있는데. 먹는 양보다 열리는 양이 더 많으니 나눔이라도 해야 하는데 매운 고추라 그리 좋아하지 않을 수도...
오늘 딴 고추만 총 17개. 일주일에 라면을 3번 정도 먹는다 해도 한달치가 넘는다. 이 고추는 집에서 나만 먹기 때문에 소비가 잘 되지 않는다.
고추들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 위쪽은 계속해서 꽃이 피고, 시간이 지나면 고추가 달리고.
10월 12일.
출근 직전에 2호를 살폈다. 밤사이에 조금 시들었다. 급히 물을 주고 접목부위를 보는 순간.....
파프리카+하바네로 고추가 익어간다. 위쪽부터 빨갛게 변하고 있다. 크기는 파프리카보다 훨씬 작은데도 빨갛게 변하고 있다.
파프리카 모종을 접목한 것인데 화분에서 자란 파프리카보다는 가지도 얇고 하니 충분한 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크기가 작을 수도 있다. 이 가지의 잎도 작은 편이다.
이탈리아에서 와인을 만들 때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도나무의 한그루에 포도송이를 하나만 남긴다고도 한다.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 말이다. 파프리카를 접목할 때 2호의 가지를 좀 많이 쳐 줄 걸 그랬나보다.
파프리카가 익는 속도와 비교해 보면 다음주에는 아주 빨갛게 변해있을 것 같다. 그러면 바로 따서 맛을 봐야겠다.
무슨 맛일까? 그냥 파프리카 맛이라면 별로 재미없을 듯 하고.
10월 16일.
드디어 익었다. 빨갛게...
맛이 궁금해서 땄다. 하바네로에 접붙인 파프리카.. 생긴 모습도 파프리카와 다르고..
쪼개서 보니 파프리카와 닮았다.
과연 맛은?
정말 궁금하다...
산책하다가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그녀석..
머뭇거리는 나...
근데 냄새가.. 매운 맛이 없다.. 이건 뭐지?
먹어보니 그냥 파프리카다. 집에서 키우는, 그리고 마트에서 산 파프리카.. 실망이다..
뭔가 매운 맛을 기대했는데.. 근데 파프리카가 더 달다. 사과향 비슷한 맛도 나고..
여러 이야기를 쓰고 싶지만 어른용 음료수를 했기에 귀찮다.
일단 씨앗은 받아두는 것으로 하고..
씨앗을 털어서 보관해 둔다..
가지고추처럼 뭔가 드라마틱한 결과는 없다. 그래도 고추를 접목해서 성공했다는 것과 그동안 보살핌이 결실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가진다.
10월 29일.
내가 고추를 키우면서 느끼는 점은, 시간이 지날 수록 키우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잎에 생긴 노란 혹은 갈색 반점과 어찌보면 작고 귀여운, 그러나 볼수록 징글징글한 흰가루이... 특히 흰가루이는 정말 많이 살고 있다. 셀 수가 없다. 흰가루이를 잡으려고 시도했던 지중해이리응애 퇴지법도 실패다.
오히려 많아지면 많아졌을 뿐. 그래서 25일부터인가 마요네즈 희석액을 뿌리는 방법을 시도 중에 있다.
[허브와 채소 키우기] - 고추와 허브에 사는 흰가루이와의 싸움.. (22년 10월)
너무 위로 자란 하바네로 2호는 길게 자란 가지를 잘라주었다. 마요네즈 희석액을 뿌리고 비닐로 감싸주려는데 키가 너무 커서 말이다.
마요네즈 희석액을 뿌려주기 전에 고추를 전부 땄다. 그리고 마요네즈 희석액을 뿌린 후 비닐로 감쌌다.
2호에서 딴 두번째 파프리카+하바네로 접목 고추. 첫번째 고추는 그냥 매우 단 파프리카 맛이었다. 과연 이것은?
오~~~ 매운 맛 파프리카다. 매운 정도는 풋고추 정도. 그리고 단맛이 난다. 매운 단계는 가장 낮은 단계이므로 1단계로 하자. 이름은 파바네로 혹은 하프리카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무엇보다 흰가루이가 잡혔으면 좋겠다. 정말 끈질기다.
[허브와 채소 키우기/고추들] - 매운 고추, 하바네로 키우기 (2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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